1. 개요

여행자 설사의 가장 큰 원인은 음식이 불결하기 때문이며 다음으로 수돗물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캐나다 서부 유럽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는 물과 음식에 대해 아래와 같은 주의를 해야만 여행자 설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예방은 적절히 처리된 음식과 물만을 먹고 손을 자주 씻는 것입니다.

흔히 잘못하는 경우가 끓인 물에 얼음을 섞어 먹거나(얼음에는 병원균이 있을 수 있슴), 회나 조개를 먹는 일, 껍질이 없는 과일이나 채소 (샐러드, 양상치 따위)를 먹는 일입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 멸균되지 않은 우유를 사용하므로 우유, 아이스크림, 치즈들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
멕시코에서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얼음, 수박, 버섯, 햄버거, 쇠고기 전에서 이질균이 배양 되었고 그 밖의 음식에서도 일반 세균들이 배양되었습니다. 또한 레스토랑 음식 39%에서,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 55%에서, 작은 가게에서 파는 음식의 40%에서 대장균이 배양되었습니다.

익힌 음식만 먹을 것
여행자 설사가 많이 생기는 지역에서는 음식의 무균 상태를 믿을 수 없으므로 아래와 같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음식은 완전히 끓인 음식이어야 합니다. 병원균은 60℃이상에서 성장하지 못하므로 충분히 조리한 음식에는 병원균이 없습니다. 조리 후에는 음식이 60℃ 이하가 되기 전에 먹도록 합니다. 이것은 처음에는 완전히 끓여 병원균이 없었더라도 이후에 병원균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조리사의 대변을 배양해보면 병원균이 많이 나오고 이들이 손을 잘 씻지 않으면 이들의 손에 의해 병원균이 전파될 수 있습니다. 음식이 일단 오염 되고 나서 실온에 있게 되면 병원균은 급격히 늘어납니다. 따라서 받은 음식에서는 김이 나야 하고, 시킨 음식이 식어서 나왔다면 다시 주문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열치열'이라는 말도 같은 의미입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여름철에도 끓인 음식을 김이 날 때 먹어야 병에 걸리지 않고 여름을 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겼으리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더운 음식을 먹고 땀을 흘리기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고, 더운 음식을 식기 전에 먹어야 병원균이 없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여름을 설사병에 걸리지 않고 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완전히 끓였다가 바로 10℃이하로 유지한 음식도 안전합니다. 그러나 찬 음식은, 조리 후 계속 차게 한 것인지, 끓이지 않고 차게만 한 것인지, 실온에 방치했다가 음식이 나오기 전에만 차게 한 것인지를 확인할 수가 없으므로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먹다 남긴 음식을 다시 먹지 말아야 합니다. 먹는 도중 사람 입이나 손에 있던 균이 음식에 오염된 상태에서 실온에 방치되면 균이 급격히 자라 설사나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먹지 않은 음식이라도, 조리 후 시간이 지난 음식에서는 병원균이 급격히 자랄 수 있으므로 식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높습니다. 따라서 뷔페와 같이 음식을 실온에 두고 먹는 방식도 안전한 것은 아니며, 인스턴트 음식도 성격 상 미리 만들었다가 덥히는 정도여서 여행자 설사의 흔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열을 가하거나 냉장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음식에 산이 많으면 안전하므로 맛이 실수록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달 정도로 설탕 농도가 높으면 미생물이 자랄 수 없으므로 젤리나 시럽도 안전한 편입니다. 수분이 없어도 병원균은 자라지 못하므로 마른 음식은 일반적으로 안전합니다. 그러나 과일 주스는 살모넬라증을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위험성이 낮을 뿐 절대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보통 위에 설명한 이러한 원칙들은 잘 지키는 편이지만 원래 날 것으로 먹는 음식에 대해서는 주의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얼음, 회, 과일, 채소, 우유 제품들이 특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일이나 채소는 자신이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을 먹을 것
과일은 끓여서 먹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따라서 오염되었을 때 바로 사람에게 병원균을 전파할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을 비료로 사용한 경우에는 오염되기 쉽고, 대량으로 운반하는 도중에 오염된 과일이나 야채가 다른 과일을 오염시키기도 하고, 씻는 물을 통해 오염될 수도 있습니다.
땅에는 병원균이나 기생충이 많으므로 땅 가까이 자라는 채소나 과일에는 병원균이 많다고 보아야 합니다. 반면 나무에서 자라는 것은 땅에 붙어 자라는 과일이나 채소에 비해 안전하고, 껍질이 있는 것이 없는 것에 비해 안전하므로 일반적으로 과일이 채소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귤이나 바나나와 같이 껍질을 직접 까서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안전한 과일입니다. 그러나 샐러드와 같이 생야채를 사용하는 음식은 야채를 씻는 과정 등에서 오염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 지역에 오래 머물러 있는 사람으로 자신이 직접 조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야채를 먼저 주방용 세제로 닦고 식초에 5∼10분 정도 담근 후 끓인 물로 씻어내거나, 아니면 끓는 물에 30초간 담갔다가 꺼내도 대부분 병원균은 죽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식물의 싹(새순: sprout)이 원인이 되어 설사가 생긴 예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순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아야 하므로 일단 병원균에 오염 되면 병원균이 급격히 늘어 주변의 다른 순들을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회
국내에서도 콜레라가 유행하면 회를 먹지 말 것을 권유하는 것처럼, 연안의 바닷물은 오염되기 쉽고 여기서 자라는 해산물들은 병원균으로 오염되기 쉽습니다. 타이의 서부 시골에서 파는 해산물에서는 각종 설사의 원인균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해산물을 조리하지 않고 먹으면 바로 병원균에 노출되게 됩니다.
회는 설사를 일으키는 장염 비브리오균(Vibrio parahemolyticus), 세균성 이질, 콜레라, 대장균에 의한 설사, 장티푸스와 관련이 있고, 간이 나쁜 사람에게는 비브리오 패혈증(Vibrio vulnificus)을 일으킬 수 있으며, 간디스토마, 고래회충, 광두열두조충과 같이 이름도 생소한 기생충들(Eustrongylides 등)과 바이러스(A형 간염 바이러스, 노르웍 바이러스 감염)에 감염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식중독을 일으키는 여러 중독증(시구아테라, 복어독, 고등어 중독, 마비성 조개 중독증) 등에도 걸리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육류도 완전히 익힌 것을
비프스테이크는 덜 구운 것이 맛은 있을지는 몰라도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선모충, 촌충 등의 감염 원인이 되므로 붉은 빛이 없을 정도로 익힌 것 (well-done)을 먹어야 합니다. 또한 훈증, 전자레인지, 바비큐로 조리한 고기는 덜 구워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햄버거
햄버거가 문제가 되어 장 출혈성 대장염이 생긴 예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햄버거 속에 들어가는 쇠고기가 잘 구워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이외에도 채소가 들어가므로 햄버거는 안전하지 않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달걀
달걀은 껍질이 있어 안전해 보이나, 닭이나 오리가 살모넬라 균에 감염되었다면 달걀의 노른자로도 균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안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노른자가 단단해 질 때까지 익혀 먹어야 합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살모넬라증 환자가 많이 발생했을 때 계란을 조사한 결과 5.4%에서 균이 검출 되었습니다.
특정 조리 방법이 더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음식이 식중독의 원인이 된 적이 있는데, 이 것은 노른자가 단단해지지 않았을 때 온도가 50 ℃내외로 병원균을 죽이기에는 너무 낮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른자가 단단해질 정도인 80℃이상이 되어야 안전합니다.
조리 책에 있는 온도나 시간은 음식 맛에 대해서만 신경을 쓴 것이고 병을 예방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운동선수가 기운을 내기 위해서 또는 가수들이 목소리를 고르기 위해 생달걀을 먹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어린이, 임산부, 노인, 질병이 있는 사람들이 날 계란을 먹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얼음은 위험
얼음은, 대개 끓이지 않은 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물 속에 있는 병원균은 얼린다고 죽는 것이 아니므로 안전한 식품이 아닙니다. 따라서 여행지에서는 물론이고 여행자 설사가 흔한 지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서 음료수에 넣어 주는 얼음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를 출발한 비행기에서 제공한 음료수에 든 얼음이 원인이 되어 콜레라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또 음식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운 미국에서도 선박에서 사용한 얼음이 원인이 되어 노르웍 바이러스 장염이 생긴 적도 있습니다.
여행자 설사를 막기 위해 음식이나 음료수에 대해서는 주의를 하면서도 술이나 음료수에 얼음을 섞어 마시는 것이 흔히 하는 잘못입니다. 얼음을 넣어 마실 정도면 대개 더운 지방이지만, 얼음을 직접 넣기보다는 병 주변에 얼음을 채워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술은 안전하나 과음은 피할 것
위스키나 데낄라와 같은 독한 술에서도 병원균이 몇 시간 정도 살 수 있지만, 대개 술 자체는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술 자체가 약간의 소독력이 있지만 얼음이나 물에 있는 병원균을 완전히 죽일 정도는 아니므로 얼음을 섞어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술에 취하면 안주나 물에 대해 주의를 하지 않게 되므로 과음을 하면 취중에 위험한 음식을 먹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우유나 아이스크림은 브루셀라증의 원인
멸균하지 않은 우유나 우유 제품은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출혈성 대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 리스테리아와 같은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멕시코, 중동, 아시아,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시골에서는 멸균이 안된 우유(염소, 양, 낙타 젖도 포함)를 사용하므로 이들을 먹고 브루셀라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스페인을 여행했을 때 햄버거를 먹고 브루셀라증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햄버거 속에 끼운 치즈가 원인이었습니다. 우유나 우유 제품들은, 개인이 다시 끓이거나 소독하는 일이 드물므로, 처음에 소독이 철저하게 되지 않았다면 병원균이 계속 남아 있어 병을 일으키기 쉬운 음식이 됩니다. 따라서 확신할 수 없을 때는 본인이 끓여 마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생우유로 만든 치즈 (brie)를 먹고 임신부가 리스테리아증에 걸린 후 유산이나 조기분만 한 예들이 프랑스에서 있었습니다.
또한 유제품의 운반이나 취급 도중 계속해서 냉장 보관하지 않았다면 위에 말한 균 외에도 여행자 설사를 일으키는 대장균이 쉽게 자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유나 우유제품은 먹지 않는 것이 좋지만, 만일 먹는다면 제조와 유통 기간 도중 계속 냉장을 확신할 수 있는 큰 회사 제품을 먹는 것이 그래도 안전하고, 아이스크림도 역시 큰 회사의 제품을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우유보다는 분유가 안전하지만, 분유를 녹이는 물은 끓인 물이어야 합니다.

잘 모르면 일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위에 설명한 모든 주의를 한다는 것이 실제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모든 음식에 대해 그래도 주의를 하는 호텔이나 일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류 음식점이라 하면 뜻이 모호하나 화장실에 온수가 나오고 비누가 준비되어 있는 음식점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화장실에 손 씻을 시설이 불량하다는 것은 조리사들이 손을 잘 씻지 않게 되므로 음식에 병원균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호텔의 등급을 나타내는 별의 수와 위생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식사 장소가 지저분한 것보다는 깨끗한 곳이 주방도 더 깨끗하다는 의미이므로 가능하면 깨끗한 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파리나 바퀴벌레가 음식점에 있으면 벌레에 의해 병원균이 옮겨지는 것뿐만 아니라, 벌레를 잡으려고 살충제를 뿌릴 가능성이 높으므로 살충제를 먹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간이 음식점이나 노상에서 파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음식점은 손 씻는 시설이 없어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손에 있는 병원균이 바로 음식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곳은 냉장 시설이 좋지 않아 음식을 실온에 보관하므로 오염된 병원균이 급격히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단 눈 앞에서 끓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때에는 오히려 더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가정에서 조리한 음식은 음식점에서 파는 것보다는 위험성이 낮다고 할 수 있으나 주부의 위생 수준이 낮으면 음식점에서 사 먹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