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전체로 보면 물은 음식보다는 적은 원인이지만, 상수가 완전하지 않을 정도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중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은 박테리아도 전파시키고, 특히 음식으로는 전파되지 않는 원충들(기알디아증 등)과 로타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도 있습니다. 기알디아는 동물을 감염시키고 이들의 대변이 오염된 물에 있을 수 있습니다.
육안적으로 깨끗한 물이라도 이럴 가능성은 있으며 자연계에 있는 모든 물은 이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물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1) 끓이기, 2) 소독제로 소독하기, 3) 여과지로 여과하기가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물을 끓여 먹기
끓이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물 소독의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취사 장비가 있다면 물을 끓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끓이면 물맛이 없어지는데 소금을 조금 넣거나 공기를 넣어주면(흔들거나 다른 그릇에 여러 번 따라준다) 맛이 좋아집니다.
미생물은 10분 이상 끓였을 때 살 수 없으므로 10분 이상만 끓인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10분이 아니더라도 1분 정도 끓인 물에서도 박테리아는 죽게 되므로 따듯한 커피나 홍차도 안전합니다. 살균을 위해서는 물의 온도는 적어도 70 ˚C 이상이 되어야 하며, 5분간 계속 할 수 있다면 60˚C도 안전한데, 60˚C에서 멸균하는 방법에는 우유 멸균에 사용된, 파스퇴르법이 있습니다.
불을 사용할 수 없을 때는 끓이지 못하므로 문제가 되는데, 호텔에 묶는 사람이라면 가능한 온수를 사용합니다. 양치질 할 정도의 물도 여행자 설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때에도 온수를 식혀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뜨겁다고 느끼는 온도가 60˚C이며 이 온도에서 5분이면 대장균은 죽게 됩니다. 그러나 컵에 담아서는 계속 60 C로 5분간 지속할 수 없으므로 대장균을 죽이는 능력도 떨어지고, A형 간염 바이러스나 기생충 알들도 대개 60˚C에서는 죽지 않으므로 호텔의 온수도 식수로 사용하기에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탄산음료는 안전
단기간 있을 사람은 탄산음료(carbonated beverages)를 사 마시는 것이 편리합니다. 탄산음료에서는 병원균이 살 수 없어 생수보다 안전하나 탄산음료에 대한 규정이 지역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전하다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탄산 음료는 향을 첨가한 음료 (flavored beverages: 콜라, 오렌지, 레몬)와 첨가하지 않은 음료로 나눌 수 있는데 향을 첨가한 탄산음료가 뚜껑을 연 후에도 오랫동안 살균 효과를 유지합니다.
탄산 음료가 아니더라도 병이나 캔으로 파는 음료수(bottled water) - 맥주, 포도주, 과일 주스 -는 대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컵이 병원균에 오염되었을 수도 있으므로 컵에 따라 마시는 것보다는 캔이나 병으로 직접 마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캔의 바깥이 젖어 있으면 마개를 따기 전에 물기를 닦고 말려야 하고, 특히 입이 닿을 부분을 잘 닦은 후 마시도록 합니다.

물 소독
물은 끓이는 방법이 제일 안전하나 보통은 소독제(요오드나 염소: disinfectant)를 사용합니다. 이들 소독제는 약국에서 살 수 있습니다. 물 소독하면 염소를 먼저 생각하겠지만, 실제 소독력은 요오드가 더 좋습니다. 두 소독제 모두 크립토스포로디움에 대해서는 소독력이 약하여 끓이는 방법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며, 염소는 지알디아, 회충과 같은 기생충의 알에 대해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요오드는 소독력이 좋지만 맛이 좋지 않아 수돗물 소독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독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1) 농도(즉 물의 양과 소독제의 양), 2) 소독 시간, 3) 온도, 4) 불순문의 포함 정도입니다. 1)과 2)는 어는 정도 정해졌고, 온도가 낮을수록 불순물이 많을수록 소독이 잘 되지 않으므로 소독제 양이나 소독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2% 요오드 팅크액을 물 1리터에 넣고 30분 이상 두면 소독이 되며, 맑은 물일 때에는 3∼5방울(한 방울이 0.05ml)을 넣으면 적당합니다. 요오드에 과민 반응이 있거나 임신부나 갑상선 질환 환자는 요오드로 소독한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소독 용으로 나온 것[Potable Aqua (tetraglycine hydroperiodie tablets), Polar Pure, Globaline, Coghlan's]을 구할 수 없으면 피부 상처 소독용으로 나온 것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요오드 액은 약국에서 원액으로 파는 것이 10%액이고 가정에서 소독용으로 나온 것은 이것을 희석한 2%액이며, 입 소독용으로 나온 '베타가글'은 7.5%액입니다.
병원균과 염소나 요오드가 많이 접촉할수록 소독력이 증가하므로, 소독제를 넣은 다음 흔들어 주면 소독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소독하려는 물의 온도도 고려해야 하는데 물이 차면 소독이 잘 안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따듯하게 합니다. 소독에 적절한 온도는 20˚C이며 낮을수록 소독이 안되므로 염소나 요오드를 넣고 더 오래 두어야 합니다. 보통 실내 온도인 20 ˚C 내외일 때는 20∼30분 정도면 소독이 되고, 자연 상태의 물의 온도는 대개 10∼18˚C로 적정 온도보다 약간 낮아서 2시간 이상 소독하는 것이 좋습니다. 높은 산에서 찬물을 소독할 때에는 밤새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에 유기 물질이 많아 탁하면 소독력이 떨어지는데, 박테리아가 유기물질에 달라 붙으면 요오드나 염소가 작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탁한 물을 소독할 때는 요오드를 맑은 물을 소독할 때의 2배인 6∼10방울 정도 넣어야 합니다. 더욱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건과 같은 천으로 걸러 유기물질을 제거한 후 소독하는 것이 좋고, 1시간 이상 두는 것이 좋습니다.
염소는 요오드보다 소독력이 떨어집니다. 특히 물의 온도나 유기물질 포함 정도, pH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소독력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물 소독용으로 나온 염소제제(할라존: Halazone)를 구할 수 있으면 물 1리터에 2정을 넣고 30분 이상 두도록 합니다. 염소표백제 (대개 4∼6%)도 사용할 수 있는데 물 1리터에 2방울 (탁한 물이면 4방울) 넣고 30분 이상 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물이 차면 요오드 소독과 같이 소독 시간을 길게 해야 합니다.

여과해서 마셔도 좋다.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여과지로 여과해서 먹어도 대부분의 병원균을 피할 수 있으나, 바이러스는 크기가 작아 여과지를 통과하므로 끓이거나 소독하는 방법보다 완전하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기생충이나 세균의 크기보다 구멍이 작은 필터를 사용해도 감염증에 걸리는 경우가 있으나 아직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Cryptosporidiosis의 유행이 있었는데 이 기생충의 크기까 4-6 um임에도 불구하고 1 um 이하 필터를 사용한 사람만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막에 은을 입히거나 요오드가 섞인 여과지가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어 안전하다고 하지만, 아직 충분히 연구된 것은 아닙니다.
이상은 미생물에 대한 주의 사항이었고, 이외에 중금속이나 방사능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오염까지도 피하려면 정수기를 가지고 다녀야 하지만 실제로 하기가 어렵고, 잠깐 있을 여행객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잠시 있을 여행자에게도 문제가 될 정도라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고 대중매체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